감당할 만한 시련의 크기란?

♬ ONTHEBED/#GENERAL 2023. 2. 12. 23:45
반응형

사람에게 주어지는 평생의 시련의 크기가 감당할 만큼 주어진다는 이야기가 있죠.

예전 아주 예전 직장에서, 상사가 제게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스타크래프트2에 불멸자라는 유닛이 있는데, 그 유닛은 무척 방어력이 강한데 소형 데미지에는 취약한 특징이 있어요.

제 멘탈이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이렇게 큰 일이 벌어지는데 저렇게 멘탈을 잡고 있을 수 있지? 대단하다, 하고 생각했는데

정작 작은 일에 우울해하고 타격받는걸 보며 그 유닛이 생각났다고.

 

제 인생에 큰 시련들이 연이어 찾아오고 있네요.

지인들은 항상 제 인생에 일어나는 일들은 어떻게 일반적인게 없냐며, 특별한게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르겠다고,

'특별한 좋은 일'들만 오면 모르겠지만 (딱히 그런 건 기억나는게 없고) 에피소드들조차 시트콤 급이라며,

평생 술안주 삼을 거리들만 일어난다고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어떻게 저렇게 한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일일까

거짓말하지 말라고 할 거라고 했었어요... 심지어 사건사고로 9시 뉴스에 나온적 있을 정도였죠ㅋㅋ

 

작년에 큰 일을 겪은지 만 1년도 되지 않았는데 제게 또 큰 시련이 다가왔습니다.

웃긴게 이 일을 알고 나서 내 자신에 대한 연민이 아니라 우리 엄마 어떡하지...부터 생각나네요.

또다시 대못을 박게되어 너무 미안하고 죄스럽네요. 생각해보면 기쁜 일로 엄마를 웃게 해드린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런 이 불효녀가 또 다시 투병의 길로 들어섭니다.

 

블로그에는 그동안 글을 못썼었죠. 다들 저보고 글쓰는 직업이었으니 자서전을 써보는게 어떻겠냐 추천했어요.

하지만 머리 속에 남은게 아무것도 없어요. 아마 극심한 통증이 제 뇌 속의 기억마저 전부 지운것 같습니다.

기력도 없어요. 정말 너무 무기력하면 숨쉬는 것조차 귀찮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블로그 글 끼적이는데 얼마나 걸린다고... 하지만 타자 몇 자 치는 것조차 하고싶지 않았어요.

머리 속엔 항상 뭐라도 해야하는데, 하는 생각으로 가득하지만...

 

예전에 무기력증인 것 같다, 생각했던 건 전부 엄살이었던 거예요. 진짜 무기력증을 겪고 나니 알게 됐습니다.

몇 년 동안 사적인 외출을 한 번도 하지 않았을 정도고, 휴대폰도 안봐서 연락도 다 두절됐어요.

심지어 씻는 것조차 귀찮습니다. 먹는 것도요. 오로지 하고 싶은 건 자는 것 뿐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기도했어요. 이번에 낫게 해주신다면, 정말로 그런 무기력함은 전부 떨치고 일어설거라고...

누군가의 죽음도 절 흔들지 못했을 정도로 강력한 무기력증이었지만,

이번엔 정말 해내고 싶네요. 이렇게 가치없이 살다가 가는건 너무 안쓰러우니까...

제가 죽었을 때 빈소가 휑하면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부끄러울 것 같아서요.

어떻게 살았길래 이러냐고요...

 

아무것도 없는 곳에 지금도 찾아주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놀랐어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자주는 못 오더라도 다시 블로그에 조금씩 글 올려보려 합니다.

응원해주세요. 이번엔 이길 수 있도록!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