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를 (탁묘)보내며- 당분간 휴식.

♬MOMENTS/#DEARPETS 2016. 7. 5.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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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로 써보는 간만의 포스팅.

IOS 9.0으로 업데이트 후에는 한/영 키전환이 바뀌었다던데, 

나는 그것도 모르고 커맨드-스페이스, 커맨드-한/영 등등 별 짓을 다해보다가 결국

초록창 검색을 하는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거참.



다리를 다친 후 가장 고민했던 게 루나를 언제 데려와야 할까에 대한 것이었다.

사실 너무 좋은 호텔에 잘 맡겨서 루나가 자라는 걸 지속적으로 지켜볼 수 있었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내 다리가 제 구실을 못할 지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여러가지가 맘에 걸렸다.



특히 금전적인 문제.

매일 모텔에서 자는 것과 똑같은 가격(물론 평일가이긴 해도)을 8개월 동안 치렀으니- 

흠 정확하진 않아도 적어도 800만 원 정도가 루나 호텔링 비용으로 나갔다.

그것도 매달 30%씩 호텔 측에서 할인해줬는데도 말이다.



병원비도 1억 가까이 나갔는데... 어떤 부잣집도 웬만해서는 이런 지출을 일시불로 하게 되면 휘청휘청하게 될 거다.

맨처음엔 한 생명을 책임지는데... 돈이 뭐가 중요해! 란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지만,

내가 키운 기간보다 호텔링하는 기간이 더 길어지게 되면서 회의적인 생각이 계속 자랐다.

분양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다행히 루나는 너무 예쁜 고양이니까 여기저기서 데려가겠다는 곳이 줄을 섰고

내가 분양을 하려는 낌새가 보이자 러브콜은 더더욱 잦아졌다.

특히 고양이 좀 키운다는 지인들은, 죄다 내가 고양이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면서

잘 키워주겠다고 데려가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별로 감사하진 않다. 평소에 루나가 예쁘다며 욕심을 어지간히 냈어야지.)



그리고 차마 내 자식 생으로 빼앗기는 느낌이라 결정하지 못하고 있을 즈음-

내가 정말 오래 봐왔고, 믿고 아끼는 친한 동생이 루나를 맡아주겠다고 나섰다.

평소에 루나를 탐내기론 일등 대장이었지만ㅋㅋ 뭔가 다른 지인들마냥 그런 탐욕스런(!) 느낌 말고

루나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그런 욕심이었던 걸 알기에 나도 단번에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내 집들이 때 내 선물 말고 루나 선물만 잔뜩 사왔던 전과가 있을 정도라서... 크흠.



하지만 루나에 대한 미련 뿐 아니라,

내 다리에 대한 미련도 아직은 버릴 수가 없어서

일단은 탁묘로 시작해보기로 했다.

대신 책임비나 계약서나 이런 건 받지 않기로 하고...


보내려 하자마자 호텔 측에서는 호텔 측에서 입양하겠다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ㅡ; 아무리 생각해도 아직 입양을 보낼 자신은 없는 것 같다.

그 동생이 집에 있던 고양이 용품 가져갈 때 얼마나 울었는지를 생각하면

아직 완전히 입양을 보내려면 마음의 준비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앞의 이야기가 길었는데 때문에 이 폴더는 잠시 쉬기로 했다.

종종 올리지 못했던 사진으로 찾아올 순 있을 것 같지만,

그걸 올릴 때마다 마음이 많이 아플 것 같다.



오늘따라 다리가 더 많이 아프다.

잘자, 루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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